상처와 회복

Category :: ::: 아퀴의 생각 :::


고 3때,
난 수학을 참 못했다.
못했다기 보다는...
공부를 한다고 해봐도 그다지 실력이 늘지 않고...
그러다보니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자신이 없어서 더 못하게 되고...

다른 과목들은 모두 잘한다고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을 듣기도 했는데,
수학은 점점 못해지고, 점수는 그자리를 멤돌았다.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누가 나를 놀리거나 말거나 그다지 신경안쓰고,
농담으로 받아쳐주거나 웃어 넘기곤 했는데...

이 수학 이야기로 놀리면 웃어 넘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 놀린 사람에게 화를 내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화를 내다가, 울먹거리다 속상한 마음을 꾹꾹 누르곤 했다.

평소와 다른 묘한 반응을 본 사람들은 갑자기 나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괜찮다. 지금 잠깐 고3이라 마음이 어지러워 못하는 것 뿐이지 곧 다시 예전처럼 자신감을 가질거다."

그 말에 난 더 울적해지곤 했는데,
난 단 한 번도 수학에 자신감을 가졌던 적이 없었거든...

열등감이랄수도 있겠지만...
같은 수준의 같은 형태의 농담이 주제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농담으로 못 듣고 미칠 듯이 힘들어 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랄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받아들이는 내가 엉망인거지,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니까...

결국 나는 극복하긴 했는데...
수학을 포기해 버렸다.
잘 해보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못한다고 신경쓰지도 않고,
그냥 말 그대로 내버려 둬 버렸다.
점수는 더 오르지 않고, 점점 떨어졌지만...
난 그냥 내버려 둬 버렸다.
안 그랬다간 내 마음이 엉망진창이 되어 고3 수험생활을 통째로 말아먹게 생겼었다.

여전히 자신감 없고, 이제는 잘하지 못하지만, 사람들이 뭐라 그러면
"난 원래 못하니까"
하고 넘겨 버리게 되었다.
그까짓 수학. 이제 그렇게 크게 필요하지 않으니까.



자... 그런데 요즘 나에게 닥친 이 문제는 어떻게 한다...
이거 수학처럼 포기해버리면 편할텐데...
근데, 그렇게 하면 안될텐데...

'::: 아퀴의 생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하루  (0) 2009/07/22
개와 고양이  (2) 2009/07/20
상처와 회복  (8) 2009/07/14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0) 2009/07/14
트위터 연동 되는 줄 알았더니  (0) 2009/07/10
가다가 중지 곧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  (0) 2009/07/09

trackback :: http://aquie.net/trackback/405 관련글 쓰기
  1. 경진 2009/07/15 14:05

    내가 니 과외선생이었으면 수학선생만 됐어도 넌 나한테 맞아서라도 잘하게 되었을텐데 아쉽네.. 난 내가 가르치는 애가 못하면 내가 더 못견디거든.
    너보다 빨리 태어나서 니 과외나 뛸껄..!
    내가 포기하기전에 넌 절대로 수학을 포기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테니까 분명 잘하게 됐을텐데.....그럼 지금쯤 칼질하면서 피뽑고있을려나? MIT에 갔을지도 모르겠구나~

    • Favicon of http://aquie.net 아퀴 2009/07/15 21:00

      음...어... 수능은 수학 만점 받았어. -ㅅ-;
      (절대적으로) 못하지는 않았단다.
      그냥 자신이 없었을 뿐이지.

  2. 승은 2009/07/15 14:08

    아퀴 : 수학 = 승은 : 영어듣기 -> 아퀴 : 승은 = 수학 : 영어듣기 ???

    • Favicon of http://aquie.net 아퀴 2009/07/15 21:01

      헛. 승은이가 영어듣기에 자신이 없다니...
      의외인걸?

  3. 현충민 2009/07/15 20:36

    근데 니랑 같이 단과 학원도 댕기고, 오락실도 댕기고 그랬는데
    왜 니가 수학에 흥미가 없다는걸 전혀 몰랐을까...... -_-
    빵빵년도수능때 1개 틀렸다고 그냥 징징대는거 아녀?

    그리고 원래라는게 어딨어..
    이런 나약한 명사는 우리에겐 안 어울린다고 생각.

    • Favicon of http://aquie.net 아퀴 2009/07/15 21:04

      내 기억으론 다 맞았던 것 같은데, 하나 틀렸나?
      몰라. 수학 성적은 그때도 아웃 오브 안중이어서...
      본시험에서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항상 모의고사 성적은 들쑥 날쑥 이었고...
      모의고사 전 과목에서 10개 정도 틀렸을 때 수학에서만 3개 틀렸던 적도 있으니 -ㅅ-;

      결정적으로 내신은 손발이 오그라든다.
      60찍었던 적도 몇 번 있었는데... ㅎㅎㅎ

      그나저나 -ㅅ-; 너도 내 블로그 모니터링 하냐?
      ㅎㅎ 대구학원은 재미있었지. 근데 수학이란게 --; 들을 땐 이해가고 재미있어도 막상 풀라 그러면 안되더라. ㅎㅎㅎ

  4. 현충민 2009/07/18 21:05

    ㅇㅇ 가게에서 인터넷할때 세상사 일어나는 일을
    담,네버 뉴스 보고 할짓없을때 블로그 옴.

    글이나 갈겨.
    내가 다음 댓글놀이 하던 실력으로 졸라 까주께 ㅋ

    • Favicon of http://aquie.net 아퀴 2009/07/19 03:05

      마음 여린 나는 까는 댓글을 못 견딘다.
      날려버릴까? ㅎ

      너도 블로그질해서 글 써 -ㅅ-;
      남의 블로그에 악플달지 말고